교육당국 오락가락 행정에 아파트 입주예정자 피해 속출
파주 운정신도시와 운정호수공원 전경 /사진제공=파주시청 |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을 준비하는 건설사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경기 서북권 중 가장 큰 규모의 신도시지만 파주교육지원청이 월권에 가까운 협의 거부를 거듭하면서 분양일정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분양일정 늦춘데다 착공필증까지 요구
11일 파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운정신도시 3지구 1공구에서 대림산업, 중흥건설, 대방건설의 분양과 관련 개발계획 결정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협의를 지연하고 있다. 전체 공구의 개발계획이 나왔다고 볼 수 없어 교육환경영향평가를 확정한 이후에야 협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스1 취재 결과 해당 1공구는 이미 지난 2014년 교육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 실질적인 학생 수요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착공으로 변경요인이 발생했으나 해당 시공사들의 분양 블록과는 무방하다.
운정신도시 3지구 4공구에서도 파주교육지원청은 시공사인 우미건설, 대우건설에 인근의 학교 개교 가능시점에 맞춰 분양시점을 늦추고, 인근 사업지의 착공필증을 받아올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주교육청 관계자는 "인근 블록의 사업자가 착공을 할지 말지 모르는 상황에서 협의를 해주면 학교 설립이 불투명하고 입주시점과 개교시점 차이로 민원이 교육청으로 들어올 수 있다"며 "시공사가 착공한 후에야 분양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겠다"고 말했다.
일부 건설사는 교육지원청에 인근 학교 증축비용 지원과 통학 지원, 입주지정기간 연장 및 보충안을 피력했다. 파주교육지원청은 이마저도 불가하다며 원하는 일정에 건설사가 분양할 것을 전달했다.
현재 대림산업을 비롯한 시공사들의 총 분양 가구수는 6000가구에 이른다. 분양 일정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의 증가는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수밖에 없어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의 피해도 우려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분양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 그 피해는 결국 실수요자와 건설사에 돌아간다"며 "쌓이는 금융비용과 분양성을 담보할 수 없어 분양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부지 요구하고 뒤늦게 말바꿔 학부모 피해 예상
실제 안양에선 교육지원청의 안일한 대응으로 입주민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총 3850가구의 평촌 어바인퍼스트가 선보였다.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은 사업시행자인 조합에 단지 부지 일부를 초등학교 용지로 제공하는 조건을 걸어 사업승인에 협조했다. 곧 교육청은 말을 바꿔 지난해 10월에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이 학교설립계획 취소 결정을 통지하면서 조합과 단지 수분양자들의 민원이 거세지고 있다.
문제는 학교부지 인수가격이었다. 학교용지확보에관한 특례법에선 학교용지 공급가는 감정평가액에 따라 교육청이 학교 부지를 인수해야 한다. 현재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은 감정평가액의 4분의 1 정도의 가격으로 부지를 인수하겠다는 무리한 조건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관계자는 "아파트 3개동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아이들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서 교육청에 제공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제와서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며 "단지에 입주할 학생들의 불편함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이 입을 재산상의 피해도 말할 수 없이 크다"고 비판했다.
안양과천교육지원청에서는 부지 인수가격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인근의 초등학교를 증축하는 방법으로 학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학교 증축은 학생 수용에 한계가 있고, 교실외 다른 교육시설의 이용도 제한할 수 있어 기존 학생들의 교육여건마저 악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평촌 어바인퍼스트 입주는 2021년 1월로, 학교문제를 해결하고 건축할 시간은 채 2년도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