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전세값은 안정 지속...입주물량 넘쳐나
새해에도 주택 전·월세 시장은 안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역대급이었던 지난해보다도 많다. 그만큼 전세 공급이 충분할 것으로 본다.
5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13% 떨어져 하락세를 지속했다. 수도권은 0.15%, 지방은 0.11% 하락했다. 특히 서울은 0.24%나 떨어져 낙폭이 두드러졌다. 14주 연속 하락이다.
전셋값이 장기간 안정을 유지하는 이유는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9500가구로 직전 5년 평균치인 3만1800가구 대비 24.2% 많다.
새 아파트는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도 있지만, 투자 목적의 경우 상당수가 전세로 재공급된다. 여기에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세금 혜택을 주기로 하자, 임대 등록 주택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전세 공급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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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도 입주 물량이 몰린 동남권 지역(지난해 2만5000여가구·올해 2만2000여가구)이 지난주에만 전셋값이 0.59% 떨어져 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강남 진입을 노리는 세입자들에게 좋은 기회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 전용면적 84㎡는 8억원 후반까지 전세 계약되던 것이 현재는 절반 수준인 4억원 중반에도 전세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새해에도 전세 시장 안정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입주 물량이 역대급이었던 지난해보다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전년 대비 약 10% 늘어난 4만3000여가구로 집계됐다.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 역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여서 전세 공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진 입주 물량이 늘어도 재건축으로 철거되는 멸실(滅失) 가구 수가 많아 전세수요를 채웠다. 올해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입주 물량이 멸실 가구 수를 넘어설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과거엔 멸실 주택이 입주 물량보다 많아 주택 희소성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입주 물량이 멸실 물량보다 많아져 전셋값 안정세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도 "전셋값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수요와 공급 원리"라며 "새해에도 전세 공급이 충분할 것으로 보여 전세 시장 안정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