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값도 거래량도 '쑥쑥'…"이번 아니면 못 산다"
지난달 4개월 만에 반등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이달에도 증가폭을 키우면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9일 기준 총 6647건(신고건수 기준)으로 집계됐다. 1일 평균 거래량으로 환산하면 229.2건이 거래된 것이다. 남은 이틀(30·31일)간 신고건이 추가되면 이달 거래량은 7000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8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총 1만4677건, 일평균 473.5건)에 비하면 아직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월 거래량(총 5592건, 180.4건)보다는 27.1% 크게 늘어난 수치다.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8월 평균 아파트 거래량은 6707건(일평균 216.4건) 수준인데 이달 거래량은 이를 웃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여파로 4월 거래량(총 6212건)이 3월(1만3820건) 대비 반토막이 난 뒤 5월 5466건, 6월 4779건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7월 5592건을 기록하며 4개월만에 반등했고 이달 들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거래 신고기한이 계약 후 60일이기 때문에 이달 신고건에는 6~7월 신고건도 다수 포함돼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이후 관망세가 지속되다 6월 말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공개되면서 규제 불확실성이 제거돼 급매물이 팔리기 시작했고 호가가 회복됐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계획과 강북 집중개발 계획을 내놓자 서울 전역으로 매수세가 유입됐고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여기에 집값 상승폭이 계속 확대되자 상승 기대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번 기회를 놓치면 집을 사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불안심리까지 더해져 수요가 더 늘었다.
집값이 오르자 집주인들이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임대사업자 증가, 다주택자 양도세 부담 등으로 매물은 많지 않은 상황인데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자치구별로는 마포구가 지난달엔 총 169건이 거래됐는데 이달 29일 현재 285건이 거래돼 68.6% 늘면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인근 여의도·용산이 개발호재로 가격이 뛰자 덩달아 매수세가 유입돼 거래가 늘었다는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그 밖에 금천구(169건)와 서초구(215건), 강서구(466건), 강동구(269건), 강북구(201건) 등도 전월 대비 거래량이 각각 30%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가을 이사철 수요가 더해지면서 다음달까지 거래량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8·27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은데 이어 대출규제와 불법거래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거래 증가세가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최문기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 과장은 "가을 이사철 수요 영향 등으로 최근까지 거래가 많이 돼 9월 거래 신고건도 이달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정부가 추가규제를 강화한데다 9월 말에는 추석연휴도 끼어있어 이후 거래 증가세는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