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이어 용산·동작 찍고 강동·양천구도 무너졌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
서울 아파트 시장 조정국면이 장기화되면서 가격 낙폭이 확대되고, 하락지역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6일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0.02%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 1년 2개월만에 하락세(-0.01%)로 돌아선데 이어 낙폭을 키우면서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감정원 측은 "9·13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세제개편 부담과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확산되며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3일 고점(0.47%)을 기록하며 고공행진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대책 발표 이후 매수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어 10주 연속 둔화된 뒤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낙폭이 커지면서 장기 조정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하락 지역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10월 넷째주 25개 자치구 중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3곳이 먼저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일주일 후 용산구와 동작구가 더해져 5곳으로 늘었고, 이후 서대문구·강동구·양천구가 추가로 하락전환하면서 하락지역은 지난주 8곳으로 늘어났다.
종로구와 성동구, 동대문구, 마포구, 강서구 등 10개 지역도 매수심리 위축이 확산되면서 보합세(0%)를 나타내 하락전환이 임박한 상태다. 특히 종로구와 동대문구는 지난해 8월 넷째주 이후 64주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전환했다.
중구(0.05%)와 광진구(0.02%), 중랑구(0.03%), 성북구(0.02%) 등 7개 지역은 아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승률이 모두 0.2~0.5% 사이 보합 수준에 그쳐, 25개 자치구 전역이 하락세에 진입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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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 관계자는 "강남권은 급매물, 호가하락에도 매수문의가 급감하며 낙폭이 커지고 있다"며 "강북권도 강남권 하락에 따른 심리위축이 확산돼 매수문의가 줄면서 대부분 자치구가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간 조사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3% 떨어져 전주(-0.01%)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25개 자치구 중 절반 이상인 13개구가 하락 또는 보합(0%)을 나타냈다. 나머지 지역도 상승률이 대부분 0.01~0.04% 수준에 그쳐 언제 하락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집값 하락세가 고착화될 기미를 보이자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겨울 비수기에 진입하기 전인데도 이미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9~11월 계약건을 포함한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건은 24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121건에 그쳐 10월 330.3건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이달 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고, 겨울 비수기 진입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거래절벽과 가격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가계부채가 1500조를 넘어섰고, 이달 말에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아파트값이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매수 관망세는 더욱 확고해지고 있어 당분간 가격 조정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