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아파트 공공택지 귀한 몸…중대형은 '유찰' 거듭
주택시장이 하락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공공택지에는 여전히 수요가 몰리고 있다. 앞으로 나올 택지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건설·시행사들이 아파트 지을 땅을 확보하는데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팔리지 않는 공동주택용지도 있다. 중대형 면적 아파트(전용면적 85㎡초과)를 지을 수 있는 일부 택지는 입찰 때마다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
2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에서 공급된 공동주택용지는 20개 필지 89만1732㎡로 이중 85㎡초과 아파트를 지울 수 있는 2개 필지는 신청기업이 없어 유찰됐다.
주인을 찾은 18개 필지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택지는 4월에 공급된 시흥장현지구다. 246개 기업이 입찰한 이 택지는 전용 60~85㎡를 지울 수 있는 땅으로 공급가액은 475억6640만원이다.
평택고덕지구 4만5989㎡에도 207개 기업이 몰렸으며 인천검단지구에서 공급된 공동주택용지 5개 필지 25만5673㎡도 평균 100대1의 경쟁률을 넘기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파주운정3(전용 60㎡이하) 146대 1 △경산무학(전용 60~85㎡) 95대 1 △오산세교2(전용 60~85㎡) 72대 1 등이다.
LH 관계자는 "집값이 하락 중인 지방과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공급된 토지를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이 팔렸다"며 "지난해 시행된 '공동주택용지 청약 과열 완화 방안'으로 페이퍼컴퍼니 참여 봉쇄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LH는 올해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을 수 있는 회사의 1순위 자격 요건을 최근 3년간 주택건설 실적이 300가구 이상인 곳으로 제한하고 있다. 공동주택용지의 당첨확률을 높이려고 실체도 없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의 회사)를 동원해 용지 분양받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유찰된 2개 필지는 파주운정 연립주택용지와 내포신도시 분양주택용지다. 두 곳 모두 전용 85㎡초과다. 이들 땅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중대형 수요가 줄어들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경우 공동주택용지 확보가 현안이지만 중대형 주택은 수요를 찾기가 만만치 않아 매입이 망설여지는게 사실"이라며 "대부분 수도권 외곽 택지지구에 미매각 주택용지가 남아있는 것만 봐도 최근의 트렌드를 고스란히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114에 따르면 5월 기준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올해 2분기 전체 분양가구수 5만4577가구 중 43.17%(2만3551가구)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3% 가량 증가했다. 앞서 △2016년 2분기 22.7% △2017년 2분기 29.80% 등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서울의 소형 아파트 비중도 지난해 2분기 48.45%에서 올해 60.74%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지방 소형 아파트는 지난해 대비 각각 11.11%포인트, 15.41%포인트 오른 43.52%, 41.28%를 기록했다.
윤지해 114 선임연구원은 "1~2인 가구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수요자들이 소형 아파트로 더 쏠리는 것 같다"며 "과거와 달리 공간 활용도도 좋아졌기 때문에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