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기회의땅' 리비아가 열린다…현대·대우건설, 복귀 임박
리비아에서 진행했던 국내 건설사의 주요 사업들/자료제공=국토교통부 |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리비아 건설현장 복귀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리비아 내전 발발로 현장에서 철수한 지 약 3년 7개월 만이다.
리비아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사의 중동 최대 시장이었던 만큼 '기회의 땅'이 다시 열릴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에 따르면 두 건설사는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 외교부와 함께 수십명의 민관 합동 점검단을 꾸려 공사가 중단된 리비아 현장을 다녀왔다. 점검단은 기술·안전·관리 등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됐다.
현대건설 점검단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서부에 위치한 '트리폴리 웨스트 발전소' 현장 등을 방문했으며 대우건설은 북동부 알즈위티나 지역에 있는 '즈위티나 발전소'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장에 며칠간 머물면서 건설장비와 자재를 파악하는 등 공사 재개를 위한 각종 점검을 진행했고 리비아 정세와 치안 등도 확인했다. 리비아 측은 장기간 공사 중단으로 인한 손실 보상 등 공사 재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안전확보 등을 거듭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확인한 점검단은 대체적으로 우려했던 것 보다 상황이 많이 안정됐다고 평가하고 조속한 복귀에 공감대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이 충분히 담보되면 연내 현장 복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대우건설 측은 "우리 측에서는 10여 명의 점검단이 리비아를 다녀왔는데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안전 조치가 확실히 되고 비자 신청 문제가 해결되면 연내 복귀도 가능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건설도 "장비·보안업체를 포함해 13명의 점검단이 다녀왔는데 안전상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들이다"며 "추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두 건설사의 복귀를 시작으로 리비아 시장이 다시 열리게 되면 해외수주 가뭄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비아는 과거 사우디아라비아에 버금가는 한국 건설사들의 주력 해외 진출시장으로 꼽혔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두산중공업 등이 리비아 북부 트리폴리 웨스트와 시르테, 알즈위티나 등의 지역에서 화력발전소 등 인프라 건설에 참여해 왔다.
그러나 이후 리비아 내전이 격화돼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되는 등 안전 우려가 제기되자 2014년 8월 진행하던 사업을 모두 중단하고 철수했다. 국내 건설사가 리비아 정부와 추진하던 건설사업은 총 47개 프로젝트, 사업규모는 100억달러(약 11조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리비아 정부는 내전이 종식 단계에 접어들고 그동안 인프라 파괴로 전력생산에 어려움이 생기자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 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 리비아 정부 대표단이 우리나라를 찾아 국내 건설사 관계자들과 만났고 9월에는 마이티크 리비아 부총리가 직접 방문해 건설사업 재개를 간곡히 요청하기도 했다. 인도적 차원에서도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인접국 튀니지에 머물고 있는 리비아 한국대사관이 트리폴리로 복귀하는 시점에 맞춰 건설인력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의 유사시 현장에서 바로 대응 지원할 수 있는 외교시스템이 먼저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외교부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진 않았지만 조만간 대사관을 트리폴리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리비아 당국과 협의 중에 있다"며 "현재 트리폴리 치안이 전반적으로 나쁘진 않지만 만약의 테러는 예측이 안되는 거라 완벽한 안전을 전제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