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1개월만에 '낙관→비관'…집값 상승 기대 2개월째 ↑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단지. |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한달 만에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심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경기지표 부진, 주가 하락, 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한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앞서 지난달 CCSI는 7개월만에 기준선 100을 넘어서며 낙관적으로 전환한 바 있다.
3개월 연속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다가 지난달 반등한 집값 전망은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회복 소식으로 이달에도 상승했다. 다만 집값이 내릴 것으로 보는 비관론이 아직 우세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9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7.9로 한 달 전보다 3.7p(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지난해 12월(1.2p)부터 올해 1월(0.6p), 2월(2.0p), 3월(0.3p)에 이어 4월(1.8p)에도 올라 101.6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100.0을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100을 넘어섰다.
CCSI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기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8년 12월)를 기준값(100)으로 잡고 100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이라고 해석한다.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한은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경기지표 부진 영향으로 경기 관련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환율 오름세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주요지수도 모두 전월 대비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CSI(69)는 5p, 향후경기전망CSI(75)는 6p 각각 떨어졌다. 현재생활형편CSI(91)와 생활형편전망CSI(92)는 각각 2p와 3p 하락했고 가계수입전망CSI(97)는 2p, 소비지출전망CSI(109)는 1p 각각 떨어졌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달 4p 오른 87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93)에도 6p 상승했다.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전월보다 늘었다는 의미지만 지수 수준으로 보면 여전히 비관론이 우세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해 9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1월(91), 2월(84), 3월(83) 연속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 가격이 지난해 최고 수준에 근접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회복 전망이 확산돼 주택가격전망CSI가 올랐다"고 판단했다.
취업기회전망CSI(80)는 경기인식 및 고용지표 악화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3p 하락했다. 물가수준전망CSI(145)는 최근 환율 상승 및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 인상 영향으로 전달보다 3p 올랐고, 임금수준전망CSI(116)는 1p 내렸다.
금리수준전망CSI(109)는 지난해 12월 132를 기록한 이후 1월 125, 2월 120, 월 115, 4월 110, 5월 109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는 이들이 여전히 더 많지만(기준치 100 이상), 기대감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경기지표 악화로 올해 하반기 중 기준금리 인하를 내릴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가계저축CSI(93)와 가계저축전망CSI(95)는 전달보다 2p씩 내렸다. 현재가계부채CSI(101)와 가계부채전망CSI(97)은 각각 2p, 1p 하락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가 느낀 물가상승률인 물가인식은 이달 2.3%로 0.1%p 올랐다. 지난달에는 2.2%로 2013년1월 통계편제 이후 최저치였다. 앞으로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달 통계편제(2002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2.1%를 기록했다가 이달엔 2.2%로 0.1%p 상승했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비중(복수응답)은 석유류제품(67.5%), 공공요금(43.1%), 농축수산물(22.3%)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