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부동산 경기'…10대 건설사 상반기 채용 4곳 불과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상반기에 채용계획을 확정한 곳은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부동산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고착화된 저유가로 해외사업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업체 중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 GS건설, SK건설 등 4개 업체만 올 상반기에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각 사별 채용 규모는 수십명 수준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원서접수를 받아 내달 15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5월 면접을 거쳐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보통 상·하반기 신입사원을 채용하는데 지난해에는 하반기에만 신입을 뽑았다"며 "올해는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는데 구체적인 채용인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K건설은 현재 상반기 인턴사원을 모집 중이다. 모집인원은 50여명으로 이들 중 최종 입사를 희망하는 우수 인재를 정규사원으로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SK건설은 지난해에는 하반기에 35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 바 있다.
지난해 18명의 신입사원을 뽑은 GS건설은 올 상반기 10명을 우선 채용한다. 하반기 상황에 따라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4월 초에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하반기에 70여명을 채용했다. 올해는 상반기에 일정 인원을 뽑은 뒤 하반기 필요시 충원할 예정이다.
대림산업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상반기 공채 없이 하반기에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전반적인 대내외 상황을 검토한 뒤 9월쯤 채용계획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4개 업체는 아직 구체적인 채용일정과 규모를 정하지 못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4년여 전까지만 해도 상·하반기로 나눠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해왔지만 건설업이 위축되면서 하반기에만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채용규모는 당분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채용인원을 2016년 97명에서 지난해 57명으로 줄였다. 현대건설도 같은 기간 채용 규모가 70여명에서 60여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6년 40명을 뽑았지만 지난해에는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70여명을 채용했지만 회사 매각 무산 등으로 올해 채용 계획은 불투명한 상태다.
주요 건설업체들이 신규인력 채용에 소극적인 배경에는 주택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규제와 대출규제, 금리인상, 입주물량 등의 여파로 그나마 돈벌이가 됐던 주택사업도 이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해외수주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한 것도 건설업체들이 인력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주택경기 침체와 해외수주 감소 등 국내외 악재가 겹쳐있어 아무래도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