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넘어 송파 등 서울서도 '역전세난' 우려 고개
수도권을 넘어 송파구 등 서울 일부 지역에서도 '역전세난' 우려가 고개를 들고있다.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 서울 접근성이 좋은 택지지구의 입주가 본격화되는 데다 연말 약 1만 가구 규모의 초대형 아파트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올 12월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가락시영을 재건축 한 헬리오시티는 9510가구다. 웬만한 미니 신도시급 규모다.
현재 네이버부동산에 올라와 있는 헬리오시티의 전세매물은 60건이다. 네이버부동산에 올리지 않은 매물과 중복 매물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적어도 40~50건 이상의 전세가 쌓여있다는 게 일대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가락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월부터 전세를 내놓겠다는 집주인이 나타났다"며 "일반적인 새 아파트보다 약 3~4개월 정도 전세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는 헬리오시티 입주 시기가 다가올수록 전세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용 84㎡의 전세가격은 9억원 안팎이다. 매매가격(17억~18억원)의 50%대 수준이다. 전월세 매물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올 하반기가 되면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은 40%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송파구는 올해 서울 전세시장에서 약세가 점쳐지는 지역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2월 말 0.16% 떨어지며 최근 4주 연속 하락했다.
올해 누적 하락률은 0.61%로 서울 전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가까운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 수도권 택지지구의 입주가 시작됨에 따라 송파구 전세가격 하락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세가격 하락에 갭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인 갭투자자들은 전세가격이 떨어지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때 하락한 만큼의 자금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여력이 풍부하지 않은 갭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금리도 오르고 있어 자금난에 빠진 갭투자자들이 급매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지역 내 재건축 이주수요다.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1350가구)가 7월, 진주아파트(1507가구)가 10월부터 이주를 시작한다. 3000여가구의 이주 수요가 헬리오시티 입주물량을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느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과거 위례신도시 입주물량이 쏟아질 때도 역전세난 우려가 있었다"며 "위례신도시 (입주)때는 우려와 달리 빨리 회복했으나 이번에는 그 때보다 (역전세난)리스크가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헬리오시티)입주물량이 워낙 많다보니 (전세가격 하락을)회복하는 데 상당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