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도 '뚝'…"2월 역대최저치"
서울 지역 아파트 2월 전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전셋값 하락과 함께 거래량도 동반 감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지역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25일 기준)은 1만2974건을 기록 중이다. 하루 평균 519건이 거래된 셈이다. 이는 지난해 2월 일평균 거래량인 768건(총 2만1503건)과 비교하면 무려 32.4% 감소한 수치다.
또 2월 거래량 기준으로는 서울시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최저 기록은 2012년 2월의 601건(총 1만7430건)이었다. 현재 추세라면 이달 전월세 총거래량은 1만5000건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통상 2월은 학군, 인사발령 등의 이유로 이사를 많이 하는 성수기로 꼽히는데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면서 전세수요가 서울 인근으로 분산돼 거래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설 연휴가 포함되면서 이사수요가 주춤해진 것도 이유다. 전세 공급 대비 수요가 적어지자 가격도 하락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2% 하락(한국감정원 기준)했다.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2014년 6월 이후 약 3년9개월 만이다. 특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약세(-0.14%)가 전셋값을 끌어내렸다. 서초구가 0.21%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고 송파구(-0.14%), 강남구(-0.13%), 강동구(-0.08%) 순이었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가 0.03% 떨어졌다.
전월세 거래량 역시 전셋값 하락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줄었다. 지난해 2411건이 거래됐던 강남구는 이달 1420건으로 절반 수준에 머물러있으며 △송파구 2052건→1231건 △서초구 1566건→991건 △강동구 1234건→515건 △노원구 1770건→1061건 등으로 감소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강남권의 경우 인근 위례신도시에, 노원구는 경기 구리 갈매지구와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입주가 잇따르면서 전세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9억~10억원까지 전세 계약됐던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 주택형의 경우 현재 8억3000만~9억원대에 물건이 나온다. 잠실동 A공인 관계자는 "최근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전세 계약이 이뤄지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 시장이 약세를 보이자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월세비중도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4.5%에 달했으나 이달 현재는 29.5%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세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자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임대료 부담이 높은 월세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세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 공급원인 수도권 입주물량의 증가로 서울 전셋값 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입주물량은 약 16만2000가구로 지난해보다 25.7%나 많다. 1990년 이후 경기지역 최대 물량이다. 서울도 올해 전년 대비 28% 많은 약 3만5000가구가 입주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전세 약세는 어느정도 예상이 됐던 것"이라며 "다만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이주가 본격화되면 전세시장 분위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