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거래 ‘주춤’한 사이 단독주택 ‘약진’
정부 규제 등의 여파로 아파트 시장 약세가 지속되는 반면 단독주택은 가격, 거래량이 모두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단독주택 거래량은 16만2673건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해도 단독주택 거래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월 1만2103건이던 거래량은 4월 1만3399건으로 1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량은 24%(13만4312건→10만1527건) 줄었다.
단독주택은 거래가 뒷받침되면서 최근 정부 규제와 무관하게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올해 5월까지 누적상승률이 1.85%를 기록했고 광역시는 1.40%, 기타지방은 0.93% 올라 전국적으로 상승세가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도 서울 3.19%, 광역시 3.46%, 지방 2.53% 를 기록하는 등 수년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아파트의 경우 정부의 규제 여파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서울만 상승세를 유지하고 광역시와 지방은 누적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지 오래다.
올해 5월 기준 아파트 가격 누적상승률은 서울 4.15%, 광역시 -0.27%, 지방 -1.81%를 기록 중이다. 지방 아파트의 경우 이미 2016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얼마 전까지만해도 아파트 일색이던 주택시장에서 단독주택이 두각을 나타내는 비결은 △아파트 대비 느슨한 규제 △은퇴세대 증가 △소득 증가 △주거문화 변화 △아파트와 가격 갭 메우기 등으로 보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아파트가 주도하던 주택시장에서 단독주택이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거욕구의 변화와 아파트 가격 대비 낮은 상승률로 인한 갭메우기 등 다양한 원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규제, 입주·분양권 거래 제한, 초과이익환수 등 각종 규제가 집중된데다 공급물량까지 많아져 열기가 한풀 꺾인 상태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이러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또 은퇴세대가 늘고 가구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도시와 지방에 주거지를 각각 마련해 주말에는 농촌에서 거주하는 여가문화가 확산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그동안 아파트 가격이 단기 급등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단독주택에 수요가 몰려 아파트와 가격 '갭(gap) 메우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도 있다. 최근 고급 단독주택이 늘면서 전체적인 단독주택 가격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들로 인해 구축 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약세를 지속하겠지만 단독주택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연구실장은 "각종 규제와 공급과잉 현상 등으로 인해 재고 아파트 시장은 가격이 약세를 지속하고 매매거래량 감소도 불가피해 보인다"며 "반면 단독주택은 새로운 주거문화 영향과 도시재생 뉴딜 등 기대감이 더해져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