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13일 예비입찰 마감…기업가치 재평가 될수 있을까
오는 13일 대우건설의 예비입찰 의향서 제출이 마감되는 가운데 매각과정에서 대우건설의 기업가치가 재조명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국내 최대의 주택건설업체인데다 해외에서는 건축, 토목, 플랜트, 발전 등 모든 부분을 아우르고 있어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매각주간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를 통해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하며 13일까지 예비입찰제안서를 받는다. 연내 본입찰을 진행해 내년초에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매각가는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외에서 10곳 정도가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침체 우려가 큰 국내 건설경기와 매각가 등을 고려하면 대우건설이 해외 자본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산은은 국내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대우건설 인수 의향 등을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부영이나 호반 등 대상 업체들이 높은 매각가를 부담스러워하며 고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IB관계자들에 따르면 산은은 대우건설의 희망 매각가를 주당 1만원선으로 보고 있다. 산은은 대우건설 인수 후 유상증자까지 포함해 총 3조2000억원을 썼다. 대우건설의 주가는 6일 종가 기준으로 6810원이다. 현 주가로 매각할 경우엔 1조5000억원 가까운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IB 관계자는 "중견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하기엔 굉장히 버거운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까 해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산은 회장이 손해를 보더라도 대우건설 매각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기 때문에 이번에는 성사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와 중동지역 큰손들이 대우건설을 눈독 들이고 있어 매각 흥행 가능성도 있다"며 "대우건설이 해외에서 쌓은 인지도와 원전 수주 실력이 이들에겐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예상 매각가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거론되는 기업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건설회사인 빈라덴 그룹,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트렉과 중국 건설회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 등 외국계 기업으로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선 대우건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것을 두고 악재로 평가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980억원, 영업이익 1138억원을 기록했다. 연속 흑자이긴 하지만 시장에선 영업이익이 2181억원으로 예상했던 점을 감안할 때 다소 부진한 편이다.
정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이 보수적 회계처리로 회계투명성을 높인 점은 긍정적이지만 해외프로젝트의 원가율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내 주택사업과 베트남 신도시사업에서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택과 베트남사업의 이익 증가가 해외공사의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상쇄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매각과정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해 기업가치를 재조명 받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과 플랜트 공종 호조로 국내 부문은 성장과 이익이 동시에 늘었다. 배트남 개발사업 관련 수익도 처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1조원 규모의 카타르고속도로 관련 추가 원가 1500억원이 발목을 잡았지만 이는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단교로 자재와 인력 조달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대우건설이 카타르에 보상 요구를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