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 두자릿수로 '급락'…"4년11개월래 최저"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약 5년만에 두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와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여파로 거래가 자취를 감추면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제외) 거래량은 총 86건(신고건수 기준)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총 742건) 대비 무려 88.4% 감소한 것이다.
이는 2013년 5월(총 74건) 이후 4년11개월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두 자릿수로 떨어진 적은 2013년 6월(90건)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서울 분양권 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새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고조되며 5월 거래량이 사상 처음 1000건(총 1123건)을 넘어서는 등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정부가 분양권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같은 해 6월(6·19 부동산대책) 이후 분양된 서울 신규 아파트 분양권 전매를 입주 때까지 금지하면서 거래 가능한 물량이 크게 줄었다.
이어 8·2 부동산대책을 통해 올해 1월부터 서울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의 분양권 양도소득세율이 보유기간과 상관없이 50%로 높아지면서 거래는 더욱 줄었다. 예컨대 분양권 양도차익이 1억원이라면 5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종전에는 분양권 보유기간이 '1년이상~2년미만'이면 40%, '2년이상'이면 6~40%의 세금만 내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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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대출규제 등 정부의 잇따른 규제와 금리인상, 입주물량 등의 우려로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수요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고분양가 제재로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면서 수요가 분양시장으로 이동한 것도 이유다.
이로 인해 서울 분양권 시장은 양도세 중과 전 세금회피 매물이 쏟아져 나와 12월 538건의 거래를 기록한 뒤 1월 양도세 중과가 본격화되면서부터 4개월 연속(1월 153건→2월 128건→3월 114건→4월 86건) 감소하고 있다.
자치구별로는 집값 상승이 컸던 강남권의 거래량 감소가 두드러진다. 강남구는 지난해 12월 총거래량이 40건이었지만 올 1월 3건으로 92.5% 급감하더니 지난달 2건에 그쳤다. 서초구도 12월엔 50건이 거래됐으나 1월 5건으로 90% 줄었고 지난달엔 6건을 기록했다. 12월 71건을 기록한 송파구도 1월 13건으로 크게 줄어든 뒤 지난달 6건으로 반토막 났다.
전문가들은 4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가 강화되면서 기존주택 매매시장도 분양권 시장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거래절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주택을 양도할 경우 양도차익의 최대 6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313건을 기록해 전월(1만3880건)보다 절반 이상 급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호황을 누리던 분양권 시장이 전매제한 강화, 양도세 중과 등의 잇따른 규제 영향으로 크게 위축됐다"며 "당분간 시장 분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호재가 없어 거래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