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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현금 10억 필요 `리더스원` 1만명 청약했다

추동훈,박윤예 기자
추동훈,박윤예 기자
입력 : 
2018-11-06 22:22:07
수정 : 
2018-11-06 22: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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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차익 서초우성 재건축
청약경쟁률 평균 40대 1
대출막혔지만 현금부자 몰려

공급부족한데 분양가 규제
청약열기 갈수록 가열될 듯
사진설명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 개관한 서초우성 1차 재건축 래미안 리더스원 견본주택을 방문한 예비 청약자들이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물산]
올해 마지막 강남권 로또 아파트로 관심을 끈 서초구 우성1차 아파트 재건축단지 '래미안 리더스원'이 평균 경쟁률 40대1을 기록했다. 정부 규제로 대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최소 현금 10억원이 필요한 청약인데도 통장 1만여 개가 몰린 셈이다. 서울 아파트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분양가 통제로 수억 원대 차익이 보장된 상황에서 청약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또 한 번 증명된 셈이다. 6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경쟁률 결과에 의하면 래미안 리더스원은 232가구 모집에 9671명이 접수해 최고 422.25대1, 평균 41.69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4가구를 일반모집한 59A 타입에 1689가구가 지원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추첨 물량이 절반인 114A 타입(16가구 모집)에는 가장 많은 2454가구가 몰렸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4489만원인 래미안 리더스원은 총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안 된다. 최소 면적인 59㎡가 12억6000만~12억8000만원인 해당 아파트는 계약금과 중도금 등 전체 비용의 80%를 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즉 현금으로 최소 10억원 이상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상 현금 부자들의 잔치가 될 것이란 일부 관측에도 불구하고 평균 40대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사진설명
이 단지는 9·13 부동산 대책으로 바뀐 청약제도를 적용받지 않는 마지막 강남권 아파트이기도 하다. 기존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강남권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졌다. 11월 말부터 적용되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85㎡ 초과 추첨제 물량의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해야 한다. 반면 래미안 리더스원은 85㎡ 초과 중대형 물량은 가점제 50%, 추첨제 50%가 적용된다.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배경으로는 추첨제를 노린 유주택자의 막차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1주택자가 청약에서 당첨되면 입주 가능일로부터 6개월 내에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하는 조건도 추가됐다. 1주택자에 대한 청약 성공 가능성은 뚝 떨어지고 부담은 늘어난 셈이다. 서울 내 일반 아파트 중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지만 주변 단지와 비교했을 때 최소 2억~3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래미안 리더스원 전용 84㎡ 분양가는 15억9000만~17억1000만원으로 책정된 반면 인근 래미안서초에스티지S(전용 84㎡) 시세는 20억원 안팎으로 형성됐다. 3.3㎡ 기준으로 주변보다 1000만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올해 강남권 최대어인 '디에이치자이'(개포8단지 재건축) 평균 경쟁률 25.22대1에 비해서도 경쟁률은 2배가량 높았다. 올해 3월 진행한 디에이치자이 일반분양은 1246가구 모집에 3만1423명이 신청해 1순위 마감됐다. 다만 전체 일반분양 가구 수 자체가 적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아보이는 효과를 거뒀다.

대출 규제로 최소 현금 10억원이 필요한 강남 아파트에 1만개 가까운 청약통장이 몰린 것은 새 아파트에 대한 넘치는 수요와 청약 관심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서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28.37대1로 지난해 12.94대1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열풍이 불었던 2016년 22.55대1보다도 높은 수치다. 청약 경쟁률이 껑충 오른 데에는 정부의 규제로 서울 내 새 아파트 공급 물량이 감소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청약자들에게 돌아간 일반공급 물량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5170가구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 1만5400가구, 2016년 1만3019가구가 일반분양됐다.

집값 상승에 올라타려는 막차 수요와 함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면서 '로또 분양'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

[추동훈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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