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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급부족 문제인데…세금일색 대책으론 4~5년후 집값 또 폭등"

박인혜,추동훈 기자
박인혜,추동훈 기자
입력 : 
2018-09-12 17:47:35
수정 : 
2018-09-14 15: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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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부동산 시장`
매경부동산 투자 콘서트
사진설명
12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린 '매경 부동산 투자 콘서트'에서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이 주택 시장 투자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부동산 투자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1년 열심히 일해서 번 연봉보다 그냥 갖고만 있던 아파트의 몇 개월치 상승분이 훨씬 더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9월 첫 주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6.07% 올랐다. 갈 곳 잃은 유동성이 불안정한 주식시장 대신 부동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수요가 늘어나니 가격은 폭등했다. 정부는 이를 잡으려고 온갖 규제를 내놓으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다. 공급은 규제에 되레 막혔다. 진퇴양난이다. 매일경제신문과 매경닷컴이 12일 주최한 '매경 부동산 투자콘서트'는 이 같은 혼돈의 부동산 시장 속에서 명확하게 현상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투자를 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콘서트에는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 기우석 ERA베트남 한국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당초 200명 정도 수용 가능한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은 서서라도 강의를 들으려는 사람들로 꽉 차 300명이 입장했고, 이후에도 줄 서서 들어가려는 사람 100여 명이 더 몰려 성황을 이뤘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입증한 대목이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가장 핫한 투자처인 주택시장 분야 연사로 나선 고 원장은 "서울은 최소 20년간 최고 유망 투자처로 남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금 서울 집값이 올랐다고 아우성이지만, 향후에도 서울 집값은 꺾이기보다 계속 올라갈 것이라는 이야기다. 고 원장은 "서울 내에서 희비가 갈릴 수는 있겠지만, 2040년까지 서울이 꺾이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만약 정부가 확실한 공급대책을 내놓는다면 집값 안정화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후 "그러나 지금처럼 대출규제나 세금을 더 걷는 정책 일색이라면 4~5년 후에 서울은 또 다른 폭등, 급등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가 이 같은 '서울 불패론'을 이야기한 배경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공급 부족이 있다. 그는 "가구 수 대비 주택 수 비율이 105%가 되면 모자람 없이 딱 맞는 정상적인 주택 보급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는데, 현재 서울의 가구 주택 보급률은 96%에 불과하다.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입지와 수익성, 희소성, 미래 가치 등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의 '살집팔집' 기준으로 평점을 매긴 '슈퍼아파트'를 공개했다.

그는 "입주 연도, 총가구 수, 용적률 등을 기본으로 보고 여기에 입지, 수익성, 희소성 등 내재가치, 그리고 미래 가치 등 요인을 정량화해 투자 가치 판단을 내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재건축에서는 초기 투자비용이 워낙 크긴 하지만 반포주공1단지(1·2·4주구)가 여전히 유망하고, 적은 금액으로 투자하기에는 재건축 시점이 다가온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1단지가 '슈퍼아파트'에 꼽힐 만하다. 잠실동 아시아선수촌도 유망한 편"이라고 귀띔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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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10년 이내 새 아파트로는 성동구 옥수동·금호동 일대 'e편한세상 옥스파크힐스' '신금호파크자이'를 유망주로 꼽았고, 은평구 진관동 소재 '박석고개 힐스테이트1단지'도 투자 가치 판단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강남구 일원동 '상록수아파트',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 신반포팰리스' 등도 투자하기 좋은 곳으로 꼽았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시장에 불이 붙자 노후 대책으로 상가를 선택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지만, 아파트와 달리 상가는 정보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임대수익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첫 접근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박대원 소장의 강연은 이 같은 면 때문에 큰 인기를 끌었다. 상가는 주택시장 규제로 인한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부동산 상품으로 꼽혔지만, 최근 자영업 위기가 닥치면서 편의점 등 폐업률이 증가해 상가 운영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박 소장은 '되는 상가'를 위해 이미 존재하는 입지를 분석하는 방식은 점점 더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앞으로는 스스로 입지를 만들어야 상가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스타벅스 전략'을 미래 상가 투자의 핵심으로 꼽았다. 스타벅스는 철저히 자신의 고객이 될 수 있는 '화이트칼라' 집단이 있는 지역에 입점하고, 매장과 매장 사이 거리를 굳이 일정 수준으로 두려하지 않는다.

박 소장은 "양재역에서 강남역에 이르는 짧은 구간에 스타벅스는 10개가 넘게 포진돼 있다"면서 "4000~5000원짜리 비싼 커피를 사먹는 소비층이 있는 곳을 정확하게 타깃한 것이다. 스타벅스는 역세권을 따지지 않고 자신들이 스스로 입지를 만든다. 미래의 상가 투자 전략은 스타벅스식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소비자가 '찾아오게 만드는 상가'를 위한 '상가성형' 전략을 통해 입지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특히 소셜미디어 발달로 검색이 활성화된 상황에서는 원래 별로였던 입지도 확 뜰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

그는 "입지가 좋으면 어지간한 업종을 입점시켜 장사할 수 있다고 안도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좋은 자리를 사는 게 아니라 좋은 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획 능력이 미래 상가 투자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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