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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젠 `올인빌`…집 부근서 먹고·자고·사고·놀고

정순우 기자
입력 : 
2017-12-06 17:33:57
수정 : 
2017-12-07 08: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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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화로 아파트 기능 확장…스세권·맥세권 등 X세권도 1인가구 증가 맞춰 세밀화
`똘똘한 한채` `85㎡ 초과` 등 규제피한 플랜B 각광받아
피데스개발 '2018~2019 주거공간 7대 트렌드' 제시
사진설명
어느 한적한 토요일 오전. 30대 직장인 A씨는 부인과 유치원생 아들의 손을 잡고 베트남 쌀국수 맛집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다. 그러고는 공원에서 다 함께 30분간 자전거를 빌려서 탔다. 소화가 좀 되자 쇼핑센터로 이동해 아들을 블록방에 맡긴 후 A씨 부부는 영화 한 편을 감상했다. 영화가 끝난 후 마트에 들러 필요한 생필품과 식료품을 구입해 귀가했다. 바쁘게 움직인 것 같지만 이 가족은 하루 종일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지 않았다. 최근 활발한 재개발·재건축과 복합개발 영향으로 향후 1~2년 사이 마을(Village) 내에서 모든 생활을 해결하는 '올인빌(All-in-Vill)'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부동산개발기업 피데스개발은 '2018~2019년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도출해 6일 발표했다.

올인빌은 주택의 60% 이상이 아파트인 대한민국 주거 특성에 비춰볼 때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트렌드다. 특히 최근 낡은 아파트를 헐어 고층·대단지 아파트로 변모시키는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하고 단지 내에 각종 상업시설을 배치하려는 경향이 있어 올인빌 현상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인구 감소와 도심 공동화·슬럼화 등의 대안으로 콤팩트시티가 주목받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피데스개발은 올인빌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X세권'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피데스개발이 최근 실시한 미래 주택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택 실수요자들은 같은 주택이라도 역세권에 있으면 평균 8.7%의 돈을 더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원, 산, 숲 등 자연환경이 근처에 있으면 평균 7%, 상업시설 근처면 6.3%를 추가로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데스개발은 X세권이 보다 디테일한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며 편세권, 스세권, 맥세권 등 최근 유행하는 신조어에 주목했다. 편세권은 편의점, 스세권은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커피숍, 맥세권은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음식점을 뜻한다. 이처럼 X세권이 달라지는 것은 1·2인 가구 비중 확대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인기 있는 주거공간도 변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국 빅데이터 조사기업 질로가 2013년 미국 뉴욕에 있는 주택을 조사한 결과 반경 400m 이내에 스타벅스가 있는 집이 그렇지 않은 집에 비해 평균 7.1% 비쌌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연구소장은 "아파트단지의 자체적인 상업시설도 다양해지고 주거밀집지역 인근에 대형 복합몰이 증가하면서 집 주변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7대 트렌드는 △규제 피한 옵션B(플랜B) 전성시대 △도심공간의 주거 중심 재편 △횰로(나홀로+욜로) 공간 각광 △집의 초연결·초지능 플랫홈화 △올인빌 △주거공간의 질적 전환 △안전지대 시즌2 등이다.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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