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대책 이후 시장은…
국내 최대 단지 될 둔촌주공
한주만에 시세 5천만원↑
정부 규제·땜질처방 반복에
두달새 4억 상승한 아파트도
초기재건축 단지까지 `들썩`
국내 최대 단지 될 둔촌주공
한주만에 시세 5천만원↑
정부 규제·땜질처방 반복에
두달새 4억 상승한 아파트도
초기재건축 단지까지 `들썩`
둔촌주공 앞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회피 소식을 듣고 매수 희망자들 전화가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아졌다"며 "전용 84㎡는 이달 초 16억원에 호가가 형성됐는데 이번주엔 16억원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 호가가 면적과 무관하게 일주일 만에 최소 5000만원 이상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114 개별 단지별 주간매매시세 정보에 따르면 둔촌주공1단지(전용 73㎡)는 10월 첫째주 시세가 14억8000만원으로 형성됐지만 이번주 15억2500만원으로 4500만원 올랐다.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의 오락가락 땜질식 처방에 오히려 집값이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재건축 시장 반등 분위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가격변동률은 9월 첫째주 0.03%에서 10월 첫째주 0.17%로 증가했고, 강동구 역시 같은 기간 0.16%에서 0.24%로 오름 폭이 커졌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분양가상한제 유예가 결국 재건축 아파트 가격을 올릴 것이란 전망은 이미 확실시됐다"며 "하지만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시장이 반응하는 것은 그만큼 공급 부족에 목마른 수요자가 많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현재 상승세가 분양가상한제 회피 단지뿐만 아니라 서울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자체가 공급 축소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면서 서울 핵심지 집값은 구축이든 신축이든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시장에서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권 신축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강남구 대치동 소재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분양가상한제 얘기가 나오기 전인 6월 24억~25억원에 거래됐지만 8월엔 26억5500만원으로 뛰었고, 9월에는 27억98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최근엔 재건축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단지들 몸값마저 오르고 있다. 짧아도 10년은 내다봐야 하는 기나긴 과정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입지 좋은 곳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과 집값이 더 오르면 재건축 관련 규제는 완화될 것으로 예측하며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 기초 단계인 정밀안전진단을 진행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일대가 대표적이다. 부동산114 주간 매매시세에 따르면 목동3단지 전용 122㎡는 10월 첫째주 16억9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일주일 만에 17억1000만원으로 1500만원 올랐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시세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강화로 재건축이 전면 중단됐던 목동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은 단지별 추진을 통해 정밀안전진단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가장 속도가 빠른 목동6단지는 지난달 23일 단지 중 최초로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시작했다.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초에는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용역 결과가 D등급 이하로 나오면 재건축 조건부 통과를 받을 수 있다.
[추동훈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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