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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원한남 분양가 책정에 원룸도 비교대상 삼아라"

용환진 기자
입력 : 
2018-01-24 17:44:00
수정 : 
2018-01-24 19: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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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단지를 중소형 취급
성수·과천 등 `명품` 인정한 타지역과 형평성 문제도
"자의적 해석으로 시장 교란"
HUG의 무리한 분양가 깎기 빈축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들어설 나인원한남의 분양가 책정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시한 비교 대상 아파트에 '도시형 생활주택'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집값을 안정시키는 것도 좋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유형의 주택을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일관성 있는 업무 처리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HUG는 나인원한남 분양가 선정 비교 대상으로 한남더힐, 리첸시아, 한남힐스테이트, 한남동 하이페리온1차, 용산한남아이파크 등 총 5곳을 제시했다.

이 중 용산한남아이파크는 도시형 생활주택이어서 '해도 너무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도시형생활주택이란 1~2인 가구 주거 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연립주택·다가구·원룸 등을 뜻한다. 고급 아파트를 표방하는 나인원한남 비교 대상에 평범한 주택을 포함시킨 것이다.

HUG 보증 기준에 따르면 비교 대상 아파트는 인근 지역에 위치해야 하며, 입지, 가구 수, 브랜드 등이 유사해야 한다. 한남더힐을 제외한 4개 단지는 면적과 지역 구분 등에서 나인원한남과 큰 차이를 보인다. 나인원한남에는 없는 소형 주택이 많고 연면적이 5분에 1에 불과한 곳도 있다. 전 가구가 전용 206.72㎡ 이상인 나인원한남의 비교 대상으로 59㎡ 이하가 주류를 이루는 공동주택을 마구잡이 식으로 포함시켰다.

HUG가 추가로 비교 대상을 집어넣은 것은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토지매입비 등을 고려하면 당연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해야 하는데 원칙을 벗어난 행정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형평성 문제도 발생한다. 지난해 7월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분양 보증 당시 비교 대상은 갤러리아포레와 트리마제였다. 두 아파트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퀄리티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평가받았고, 분양보증처리 기준에 따라 이들 분양가의 110%를 꽉 채워 분양을 승인해줬다. 그 결과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분양가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수 있었다.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도 가장 유사한 아파트 단지로 평가받던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만을 단독으로 비교했다. 가격 협의를 시작한 지 50여 일이 지난 후 비교 대상 아파트를 전달받은 나인원한남은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HUG가 분양보증 처리 기준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통해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통제하면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나인원한남의 시행사인 디에스한남 관계자는 "HUG의 기존 기준대로라면 3.3㎡당 7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정부의 집값 정책과 국민 여론을 감안해 600만원 이상 자발적으로 낮춰서 분양 신청했다"며 "분양가가 3.3㎡당 100만원 내려갈 때마다 281억원의 수익이 사라진다고 보면 디에스한남은 이미 1700억원의 이익을 포기한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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