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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풀자 "9억이하 아파트 사자"…수도권 아파트 또 최고상승

권한울 기자
입력 : 
2021-07-22 17:28:55
수정 : 
2021-07-22 21: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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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아파트값 또 최고상승

교통호재 이어 대출 완화로
실수요자 중저가 매물 `입질`
안성·안양·부평 등 훨훨

"하반기 주택시장 이끌듯"
사진설명
7월 대출 규제 완화로 서울 외곽과 경기·인천 지역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안양시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나서 서울에서 젊은 분들 여럿이 오셔서 집을 보고 갔어요. 집값이 무섭게 뛰니 경기도에라도 한 채 사둬야 한다고요. 여기도 9억원 이하 물건은 줄어들고 있는데, 이 동네 분들도 집값이 더 오를 거라고 보고 매물을 거둬들여요."(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수도권 아파트값이 9년 만에 최고폭으로 올랐다. 이달부터 무주택 실수요자들에 대한 대출 한도가 확대되자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서울 외곽 지역과 경기·인천 지역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가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실수요자를 위한다며 정책을 수정한 것이 되레 매수세를 자극하는 형국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셋째주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36% 올라 부동산원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9년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6월 셋째주 0.35% 상승하며 통계 집계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는데 한 달 만에 이 기록을 갈아치웠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분당선 등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중저가 단지와 재건축 단지에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도 안성시(0.89%)는 교통망 확충이 기대되는 금광면·아양동·공도읍 위주로, 안양 동안구(0.87%)는 평촌·관양동 위주로 올랐다. 인천은 교통·재건축 호재가 있는 연수구(0.59%)와 부평구(0.50%) 위주로 올랐다.

사진설명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외곽 지역과 경기·인천 지역의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이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노원구 중계주공10단지 전용면적 58㎡는 지난 5월 말 7억97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는데, 7월 9일 약 5000만원 오른 8억4500만원에 거래돼 기록을 경신했다. 4호선 인덕원역 인근 아파트들도 이달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GTX-C노선 개통 기대감에 30·40대 '영끌족'이 아파트 매수세에 가세해 집값이 껑충 뛰었다. 5월 초 8억4700만원에 거래된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푸른마을인덕원대우' 전용 84㎡는 이달 초 약 5000만원 오른 8억9500만원에 손바뀜됐다. GTX 기대감이 살아 있는 인천 연수구도 비슷하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7억5100만원에 거래됐던 인천 연수구 '송도에듀포레푸르지오' 전용 72㎡는 이달 들어 약 5000만원 오른 8억원에 팔렸다.

인근 중개사무소 대표는 "GTX 호재로 아파트값이 많이 뛰었고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K-바이오 랩허브' 후보지로 인천 송도가 결정됐다는 뉴스에 매물이 다 들어가니 호가가 하루 만에 수천만 원씩 뛰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우대 혜택을 받기 위한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을 8000만원 이하에서 9000만원 이하로 완화했다. 대상 주택 가격 기준도 투기과열지구는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조정대상지역은 5억원 이하에서 8억원 이하로 완화했다. 이런 요건을 충족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 혜택(4억원 한도 이내)이 기존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올라간다. 서울 외곽과 경기도 중저가 단지가 대상이 된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0.27% 올라 지난주(0.24%)보다 상승폭이 커진 가운데, 서울은 지난주 0.15%에서 이번주 0.19%로 상승폭을 키우며 1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중저가 아파트가 포진한 '노도강' 지역이 견인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금리가 1% 포인트 이상 오르지 않는 한 시장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에도 저렴하고 접근 가능한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가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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