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018년과 2019년에 연달아 소폭 하락했으나, 작년 7월 말 새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된 직후 10.23% 급등했다. 수도권 전세시장은 지난해 11월 월간 상승률이 2.40%에 달할 정도로 불안했다가 차츰 오름폭이 하향 조정되면서 올해 5월 월간 상승률이 0.86%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6월부터 다시 월간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지난달(1.61%)엔 올해 들어 월 최고 상승 폭을 경신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올해 들어 8월까지 10.26%에 이르러 지난 한 해 연간 상승률(10.23%)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특히 올해 1~8월 서울, 경기, 인천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8.70%, 10.67%, 12.76% 달했다. 경기와 인천은 벌써 지난해 연간 상승률인 9.95%, 6.18%를 추월했으며 인천은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의 두 배가 넘은 상황이다.
같은 기간 시흥시의 아파트 전셋값은 22.14%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일례로 시흥시 정왕동 영남아파트6차 전용 59.99㎡는 지난달 7일 역대 최고가인 3억1000만원(10층)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는 지난 7월 같은 주택형의 3층과 4층 매매가인 2억9500만원, 2억980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서울 55.3%, 경기 66.4%, 인천 68.3%로 올해 들어 꾸준하게 내려가고 있다. 전셋값 대비 매매가 뜀폭이 더 컸다는 방증이다.
일각에선 새 임대차법에 따라 전셋값 5% 상한으로 2년 연장 계약이 끝나는 내년 7월 말부터는 전셋값이 또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합수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낮아지는 추세인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갭투자(집값과 전셋값 차이가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 방식)뿐만 아니라, 실수요자의 매수 전환도 쉬워진다"면서 "전셋값이 급격히 오르면 매매가도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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