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누적 상승률 작년 1년치 추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18년과 2019년 2년 동안 3억1000만원대를 유지했으나,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작년에는 반년 만에 16%나 급등했다. 작년 7월 3억3737만원이던 평균 전셋값이 같은 해 12월 3억9174만원으로 5000만원 넘게 급등한 것이다.
수도권 전세시장은 지난해 11월 월간 상승률이 2.4%에 달할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가 차츰 오름폭이 둔화되면서 올해 5월 월간 상승률이 0.86%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6월부터 다시 월간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지난달(1.61%)엔 올 들어 월 최고 상승폭을 경신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올해 들어 8월까지 10.26%에 달해 지난 한 해 연간 상승률(10.23%)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8월까지 서울, 경기, 인천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8.70%, 10.67%, 12.76%에 달했다. 경기와 인천은 벌써 지난해 연간 상승률인 9.95%, 6.18%를 추월했다. 특히 인천은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의 두 배가 넘었다.
기초단체별로는 같은 기간 전국에서 시흥시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22.14%로 가장 높았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시흥배곧SK뷰' 전용면적 73㎡는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4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만 해도 전셋값이 3억8000만원이었는데 두 달 만에 2000만원이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서울 55.3%, 경기 66.4%, 인천 68.3%로 올해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전셋값이 급등했지만, 매매가가 더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7월 말부터 적용된 새 임대차법에 따라 전셋값 5% 상한으로 2년 연장 계약이 끝나는 내년 7월 말부터는 전셋값이 한 번 더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셋값이 오르면 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상대적으로 용이해진다"며 "전셋값 상승은 매매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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