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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급전세`에 서울 전셋값 휘청…수천만원 낮춘 계약 속출

조성신 기자
입력 : 
2022-01-10 09:51:28
수정 : 
2022-01-10 15: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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뛴 전셋값에 대출 규제로 재계약 늘고
반면, 신규 수요는 줄어든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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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매경DB]
서울 전세시장에서 실거래 가격이 이전 거래에 비해 하락한 단지들이 늘고 있다. 대출 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등으로 재계약은 늘어난 반면, 새 주택으로 이사하거나 거주지를 옮기려는 이동 수요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신규 전세 계약으로 추정되는 거래 중 종전 거래가격보다 신고금액이 하락한 살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단기간 전셋값이 치솟은 데다 금융당국이 전세자금 대출을 강화함에 따라 새로 전세를 얻으려는 이동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을 낮춘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59.99㎡ 전세는 작년 8월 최고 11억8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는데 9월 이후 10억원이 넘는 전세계약은 단 한 건도 없었다. 12월에는 최고가 거래가 8억1900만원으로 4개월 전 대비 3억6000만원가량 내려갔다.

리센츠 단지 내 상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동안 전셋값을 지탱해준 전세자금 대출도 제약이 생기면서 신규 유입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시장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의 전세시장도 비슷한 모습이다. 작년 10월 최고 11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던 은마아파트 전용 84.43㎡는 12월 최고 10억원에 1건이 거래된 것 외에는 대부분의 8억∼9억원대에 신규 거래가 이뤄졌다.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6㎡도 지난해 11월 하순 8억7000만원까지 거래가 체결됐으나, 12월 신규 전세계약금액이 8억원 정도로 내려왔다.

목동 신시가지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시세 자체가 떨어졌다고 보긴 이르지만, 실거래는 그나마 급전세 수준으로 가격을 떨어뜨려야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건 맞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4.5로 5주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아 수요보다 공급이 많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아직 하락 지역은 없지만, 작년 9월 0.17%에서 지난주는 0.02%까지 상승률이 둔화돼 보합 전환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는 최근 매매 시장에서 하락 지역이 늘고 있는 것처럼 전셋값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잠실 리센츠 전용 84.99㎡는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인 17억원에 계약됐고,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59.98㎡도 작년 11월 역대 가장 높은 16억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는 사례도 있어 전셋값 안정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대출 규제가 묶이고 전셋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하려는 경향이 많고, 집주인들도 갱신권 종료 시 전셋값을 정상대로 올리려고 할 것"이라며 " 전셋값이 치솟는 시점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전세물건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8월부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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