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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양도세 감면 앞두고…수도권 아파트 매물 증가

연규욱 기자
입력 : 
2022-05-08 17:02:46
수정 : 
2022-05-09 09: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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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1년간 한시 적용
꽁꽁 언 거래절벽 숨통 전망
호가는 대부분 낮추지 않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조치가 10일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아파트 시장에 매물이 늘고 있다. 양도세 폭탄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조치를 추진한다고 밝힌 이후 현재까지 전국 아파트 매물은 36만441건에서 38만3508건으로 2만3000여 건(6.4%) 증가했다.

서울에서는 지난 3월 31일 5만1537건의 아파트 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었으나 현재는 5만6462건으로 4925건(9.6%) 늘었다. 경기도는 9만9911건에서 10만9728건으로 9.8% 증가했다. 인천은 2만2062건에서 2만4573건으로 11.4% 늘어 전국 평균의 두 배 가까운 증가율을 나타냈다. 서울은 특히 강북구에서 매물이 991건에서 1141건으로 15.1% 늘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마포구(15.0%), 송파구(14.9%), 용산구(13.0%), 광진구(11.9%) 등이 뒤를 이었다.

경기는 42개 시·군·구 중 37곳에서 10% 이상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시·군·구 중 지난 한 달여간 매물 증가세가 가장 높았던 곳은 4694건에서 6366건으로 35.6% 증가한 남양주시로 집계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남양주 등 경기 지역이 모두 양도세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조정대상지역인 점을 고려하면, 다주택자들이 서울과 경기 외곽에 있는 주택들부터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 팀장은 "보유세 기산일인 6월 1일 전까지 잔금을 처리하려는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내놓은 물량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물이 늘어나면서 올해 초 극심했던 거래절벽 현상도 조금씩 완화되는 모습이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일 기준 985건으로 지난 2월보다 소폭 늘어났다. 실거래가 신고기한(30일)을 고려하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최소한 이보다는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침체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은 좀 나오는 편이지만, 매수자들이 쉽게 덤비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새 정부 들어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판단 때문인지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이 나오고 있다 하더라도 매수자 입장에선 취득세, 보유세 등 세금 부담 때문에 매수에 매우 신중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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