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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용산 이어 목동·광진도 재건축 `최고가`

이석희 기자
입력 : 
2022-05-09 17:32:14
수정 : 
2022-05-09 22: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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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 목동 신시가지 1단지
전용 88㎡ 21억원 신고가

용산 `한강맨션` 전용 87㎡
1년새 8억 오른 33억3천만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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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부 재건축 아파트의 신고가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압구정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 전경. [매경DB]
윤석열정부 출범에 맞춰 재건축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용산구 등 재건축 단지가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발생했는데 윤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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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부동산R114의 수도권 아파트 시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의 재건축 추진 단지들 시세는 전주 대비 0.08% 상승해 이를 제외한 일반 아파트들 상승률(0.01%)을 큰 폭으로 앞질렀다. 지난 4월 첫째주부터 최근 6주간 변동률 역시 지난달 마지막주를 제외하곤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면적 155㎡는 지난달 15일 59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4월 55억원으로 1년 새 4억원 상승했다. 압구정동 '한양6차'도 전용 154㎡가 지난달 9일 45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가는 2020년 7월 35억원이었다.

압구정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 이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제 때문에 거래가 극히 드문 상황이다. 전세도 끼지 못하고 전액 현금으로 사야 하는데 그럼에도 거래 사례가 나온 건 재건축 규제를 풀어준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단지가 몰린 용산구 이촌동에서도 신고가 사례가 나왔다. 한강변 재건축 단지인 '한강맨션' 전용 87㎡가 지난달 21일 3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3월 25억원에 거래된 이후 1년1개월 만에 8억3000만원 오른 가격에 매매된 것이다. 이촌동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매도자와 매수자들 사이에서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인데 매도자들은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호가를 낮추지 않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은 시기를 타지 않는 강세 지역이고 용산 지역 역시 최근 대통령 집무실 이전 수혜지로 떠올랐지만 이 밖에 양천구, 광진구 등 재건축 단지들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단지 전용 88㎡는 지난 12일 20억9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고,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전용 196㎡도 35억원에 거래되면서 종전 최고가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윤정부 출범 이후 재건축 단지들은 소폭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국정과제에 '정비사업 규제 개선' 등을 명시한 만큼 한동안 기대감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건은 재건축 관련 규제 3종인 안전진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의 완화 여부라고 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소폭 상승은 나타날 수 있다"며 "지역별로는 당연히 강남을 중심으로 한 시장이 핵심이고 그다음은 대규모 단지가 많은 목동과 상계동 일대"라고 했다. 다만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큰 폭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 교수는 "(3종 규제 중) 안전진단 완화는 시행령 사안이기 때문에 개정이 쉽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경우 법 개정 사안이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새로 들어설) 정부의 정책과 인허가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동시에 재건축에 호의적인 계획이나 전략을 가졌던 시기가 과거에 많지 않았다"며 "서울과 1기 신도시는 오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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