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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2년 만에 전국 상승률 1위→하락률 1위…극과 극 치닫는 세종시 집값

이가람 기자
입력 : 
2022-05-20 14:18:41
수정 : 
2022-05-22 11: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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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아파트값 올해 3.46% 하락
시장 침체 대구(-2.36%) 보다 낙폭 커

행정수도 이전 이슈 재대두에도
공급 증가에 상승여력 미미

빠른 인구 증가 입주 물량 감소는
집값 반등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듯
사진설명
세종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세종시 주택가격이 하락 일로를 걷고 있다. 재작년 전국 상승률 1위에서 올해 전국 하락률 1위로 돌아서는 등 분위기가 극적으로 반전됐다. 국회의사당 이전 기대감에 급등했던 부동산시장의 피로감이 절정에 다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 세종은 0.12% 내렸다. 지난주(-0.09%) 대비 하락폭을 키웠다. 이는 지난해 7월부터 월간 기준 11개월 연속, 주간 기준 43주 연속 내림세다.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3.46% 빠졌다.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집값이 주저앉고 있는 대구(-2.36%)와 비교해도 낙폭이 크다. 지난해 아파트 가격 누적 상승률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반전한 곳은 전국에서 세종시가 유일하다.

이에 비해 이번 주 서울은 보합을 나타냈다. 전북(0.17%), 강원(0.08%), 경남(0.05%), 제주(0.05%), 충북(0.04%) 등은 상승했다. 경기(-0.02%)와 인천(-0.05%) 등은 하락했지만, 세종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세종 아파트값은 지난 2020년 정부기관 이전론이 불거지면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44.9%)을 기록한 바 있다. 대통령 집무실이 설치되고 국회의사당이 옮겨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다달이 신규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달성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세종 부동산시장 열기는 작년 말부터 빠르게 식기 시작했다. 집값이 오를 만큼 오르면서 은행권 대출 규제 영향권에 들어왔고, 정권이 교체되면서 수도 이전 및 개발 정책의 불투명성이 심화된 탓이다. 단기간 가격이 치솟은 데에 대한 조정 장세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단행 등 영향은 수요자들을 관망으로 돌아서게 했다.한편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인구 유입을 근거로 세종 하락장이 진정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세종 인구 순유입은 1만4085명으로 집계된 반면 인접지역인 대전은 8931명 순유출됐다.

또 올해와 내년에 걸쳐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예정인 부분도 긍정적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세종 입주 물량은 지난해 7668가구에서 올해와 내년 각각 3257가구와 3092가구로 절반 이상 감소한다.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 시세가 일부 회복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수요도 그만큼 뒷받침해줘야 한다.

실제로 세종에서 수억원씩 떨어진 실거래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세종 소담동 세종중흥S클래스리버뷰 전용 84㎡는 지난 1일 7억55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작년 3월 10억3000만원 대비 2억7500만원 낮은 금액이다.

같은 날 고운동 중흥S클래스프라디움 전용 59㎡는 3억9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1월 신고가(6억4000만원) 대비 2억4500만원 하락했다. 호반베르디움5차 전용 84㎡는 지난해 2월 6억9800만원에서 지난 3월 1억4300만원 떨어진 5억5500만원에 거래가 진행됐다. 새롬동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107㎡도 지난달 13억2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작년 10월 거래가(14억9500만원)보다 1억7500만원 저렴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다시 한번 대두된 행정수도 이전 이슈에도 입주 물량 증가를 극복할 만한 상승 여력이 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단계별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반영되는 호재이기 때문에 과도한 기대감이 후유증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세종에 대통령 제2집무실이 설치된다고 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새로운 집무실을 얼마나 자주 이용할지 의문이라 지역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체감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인구 유입을 근거로 세종 하락장이 진정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세종 인구 순유입은 1만4085명으로 집계된 반면, 인접지역인 대전은 8931명 순유출됐다.

또 올해와 내년에 걸쳐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예정인 부분도 긍정적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세종 입주 물량은 지난해 7668가구에서 올해와 내년 각각 3257가구와 3092가구로 절반 이상 감소한다.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 시세가 일부 회복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수요도 그만큼 뒷받침돼야 한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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