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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받는 용산…사업비 8조 옛 유엔사 터 개발 11월에 `첫삽`

홍장원 기자
입력 : 
2022-08-16 17:35:14
수정 : 
2022-08-17 06: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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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청, 사업계획 승인

용적률 600% 주거복합시설
아파트·오피스텔 1146가구
6성급호텔 등 개발 본격화

2017년 땅 매입한 일레븐건설
"한국판 롯폰기힐스 만들것"
인접한 한남 뉴타운도 주목
사진설명
아파트와 오피스텔, 호텔 등이 들어서게 될 서울 용산구 유엔사 용지 전경. 이태원 상권과 용산공원을 잇는 핵심지에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용산 미군기지 용지 동쪽 유엔사 터가 한국판 '롯폰기힐스'로 새롭게 변신한다. 최고급 호텔과 호화 주거시설이 어우러진 한국 최고 도심 주거업무복합시설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을 계기로 주목받은 용산 일대 개발 계획이 서울시의 용산정비창 용지 개발 계획 발표에 이어 대규모 주거시설 복합개발까지 첫 삽을 뜨게 됨에 따라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같은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한남뉴타운 재개발, 용산민족공원 사업과 맞물려 용산이 차세대 수도 서울의 중심지역으로 본격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용산구청은 이태원동 22-34 일원에서 진행하는 유엔사 용지 복합개발사업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곳 5만1753㎡ 용지에 건폐율 57.79%, 용적률 599.98%를 각각 적용해 연면적 48만462㎡ 규모 주거업무복합시설을 짓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 용지에는 지하 7층, 지상 15∼20층 규모 10개 동이 들어서는데, 공동주택 420가구와 오피스텔 726실, 호텔과 업무·판매시설이 골고루 들어간다. 오는 11월을 기점으로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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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용지 개발은 총사업비만 8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2017년 용지를 매입한 디벨로퍼 일레븐건설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고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시공 전반을 관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일레븐건설은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와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 브랜드는 전 세계에 걸쳐 럭셔리 호텔 30여 개를 보유한 글로벌 체인이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오스트리아 빈, 캄보디아 프놈펜 등 핵심 입지에만 객실을 여는 전략으로 유명하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서울 핵심 입지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특급 브랜드 호텔을 유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420가구에 달하는 공동주택 역시 최첨단 자재가 아낌없이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일대 자산가가 주목할 만한 주거 상품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잠재력이 큰 용산은 앞으로 뉴욕, 런던, 홍콩 등 전 세계 핵심지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작부터 눈높이를 확 높여 글로벌 수요자들에게 먹힐 만한 장소로 공간을 설계하는 시행사 전략이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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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석오 일레븐건설 회장도 "상상이 현실로 구현된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명소로 만들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사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새롭게 변신하는 용산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기념비적 사업인 동시에 수도 서울의 낙후된 도심 중심을 환골탈태시킨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업 시작은 2003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와 미군은 용산 주한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고 이 용지를 공원으로 만들기로 합의했다. 사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주변 유엔사 용지 등 알짜 용지 3곳을 민간에 매각하기로 했다. 2006년 유엔사 용지 개발이 가장 먼저 결정됐다. 2015년 4월에는 유엔사 용지 복합시설 조성계획 승인이 났다. 2017년 7월에는 일레븐건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1조552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가격에 용지를 매입했다. 지난 2월에는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확정됐다. 최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세부개발계획 수립, 교통영향평가, 지하안전성영향평가, 건축계획심의 등 각종 절차 역시 모두 마무리된 상황이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최근 나온 용산정비창 용지 개발 계획에 이어 용산의 개발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유엔사 용지는 물론 관내 재개발·재건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부동산시장도 반사이익을 받을지 관심이 몰린다. 유엔사 용지와 인접한 이태원동 청화아파트는 12년 만에 재건축 사업에 다시 탄력이 붙었다. 앞서 서울시는 인근 용산정비창 용지에 대해 오세훈 시장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받았다. 시는 서울 최초로 '입지규제 최소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 1500%를 뛰어넘는 초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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