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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건설사 부채비율 급증…지방 영세업체 도산 우려

김동은,박준형 기자
입력 : 
2022-09-21 17:54:35
수정 : 
2022-09-21 20: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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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규제로 자금조달 악영향
분양·공급일정 줄줄이 차질

원자재값 상승·고금리 여파
2분기 부채비율 136% 육박
◆ 부동산 규제 2차 해제 ◆

부동산 시장 급랭 조짐에 윤석열 정부가 두 번째로 규제 완화 조치를 취했다. 그럼에도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 해제가 가라앉은 부동산 시장 거래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지역은 여전히 규제로 꽁꽁 묶여 있는 상황이라 정부가 기대한 것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규제지역 해제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대출 규제 후폭풍으로 아파트 거래와 청약 경쟁률이 역대급으로 하락하고 있는 시장 상황을 단숨에 반전시키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규제지역 해제가 시장 거래량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특히 이번 해제가 일부 지방에만 그쳤기 때문에 오히려 매수심리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수도권보다 지방에 집중된 데다 매매가 상승이 정체된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을 고려하지 않고 주택을 구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공급 과잉 우려가 있거나 향후 차익 기대가 제한적인 곳, 대출 이자 부담이 커 매각을 원하는 이들이 집을 팔 수 있는 최소한의 퇴로는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했다.

부동산 시장 한파는 건설산업계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 금리 인상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부채 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침체에 따른 후속 조치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까지 조이고 나서면서 자금 조달 경색으로 인해 일부 지방의 영세 건설사들이 도산 가능성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2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건설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135.6%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12.9%포인트 급증한 수치이며, 지난해 3분기 117.1%를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상승했다. 건설사들의 차입금 의존도 또한 올해 1분기 25.3%에서 2분기 27.3%로 2%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은행이 213개 국내 건설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로, 건설사들이 사업 운영을 위해 갈수록 남의 돈을 많이 빌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모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가운데 기존 대출 비용에 대한 이자 증가는 피할 수 없으며, 주택 시장 한파로 회사채 시장도 경색되고 있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 역시 "건설사들의 자금력이 약화되고 공사 원가는 올라가는 상황에서 건설사가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악화된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지방 영세 중소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한 지방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신용도가 좋은 대형사들은 그나마 차입금을 빌려올 수 있지만 지방의 영세 건설사들은 이마저도 힘들다"며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원자재값 상승, 최근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대출 규제 강화 등 3중고로 인해 중소 건설사들이 도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동은 기자 /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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