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거래 절벽 상황에서도 수도권의 6억원 이하 아파트는 꾸준히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9월 27일까지 수도권에서 체결된 아파트 매매계약은 총 5만4146건으로 이 중 6억원 이하는 3만9457건(72.9%)으로 집계됐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정책대출 대상이 6억원 이하여서 자금 부담이 있는 수요층이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수도권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오래돼 낡았거나, 전용면적이 좁아 생활의 불편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된 3만9457건을 입주 연도에 따라 살펴보면 21년 이상~30년 이하가 1만5411건으로 39.1%에 달하고 11년 이상~20년 이하가 9067건(23%), 30년 초과가 6446건(16.3%), 6년 이상~10년 이하가 4836건(12.3%), 5년 이하가 3697건(9.4%)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새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6억원 이하로 거래 가능한 신축 아파트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9월까지 6억원 이하로 거래된 수도권 아파트 가운데 전용면적 85㎡를 초과한 비율은 단 4.3%(1716건)에 불과했다.

전용 60㎡ 이하 소형 거래 비중이 62.1%(2만4506건)이고, 이 가운데 전용 40㎡ 이하 초소형은 17.6%(6961건)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억원 이하 아파트는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등 저리의 정책대출 대상으로 서민 실수요자가 매수할 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완화 적용된다. 또한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매매로 갈아타기가 용이해 실수요 거래가 이어졌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6억원 이하로 거래된 아파트는 대부분 지은 지 오래됐거나 면적이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이제 6억원 이하로는 수도권에서 양질의 주택을 매수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양질의 주택을 선택할 수 있는 실수요자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대출규제나 정책대출 대상이 되는 주택가격 기준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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