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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면 뭐하나 오를 것 같지 않는데"…서울 사람 지방아파트 원정 투자 열기 `시들`

조성신 기자
입력 : 
2022-10-04 15:49:49
수정 : 
2022-10-04 15: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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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한 아파트 상가 내 부동산중개업소 전면 유리벽에 급매, 급전세 매물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 = 이충우 기자]
주택 '거래 절벽' 속 집값 하락 폭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 거주자들의 지방 아파트 원정매입이 2년 9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5월 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유예 이후 매물 증가와 집값 하락이 이어지면서 비서울 지역으로의 원정 투자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에서 매매된 아파트 1만9516건 중 서울 거주자의 서울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총 1163건으로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이는 전월(6.5%)보다 하락한 것으로, 2019년 11월(5.8%) 이후 가장 낮다.

작년 9월 최고 9.6%까지 치솟았던 서울 거주자의 비서울 아파트 매입 비율은 지난 4월 8.2%를 기록한 이후 5월(7.7%)부터 4개월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서울 이외 거주자의 담당 시도 밖 아파트 원정매입(3714건) 역시 전체의 19%로 작년 2월(17.3%)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주택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서울 거주자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 비중 역시 8월 13.0%로 2016년 12월(12.9%)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올들어서도 대선 직후 1기 신도시 아파트 투자가 크게 늘면서 3월과 4월에 각각 19.6%, 19.3%를 보였으나, 1기 신도시 재건축 완화에 대한 정비 대책이 지지부진하자 최근 5개월 연속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실제 서울 거주자의 분당신도시 아파트 매입 비율은 16.7%로 7월(11.8%)보다는 상승했으나, 6월(21.4%)보다는 하락했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고양시 아파트 매입 비율(24.1%)도 전월(약 30%)보다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 거주자의 인천 아파트 매입은 11.4%로 전월(11.5%)과 비슷했다.

반면, 8월 비서울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194건으로 전체 매매량(907건)의 21.4%를 차지했다. 2개월 연속 소폭 증가세다. 서울에서 이전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 내린 급매물 아파트가 나오면서 타 지역 수요자가 일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최근 잠실 등에서 전고점 대비 6억∼7억원 하락한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송파구의 비서울 거주자 매입 비율은 32.4%로 연중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8월 송파구에서 신고된 아파트 거래 34건 가운데 11건을 지방 등 서울외 거주자가 매입했다. 서초구도 지난 8월 거래 신고된 49건중 30.6%인 15건을 서울외 거주자가 매입하면서 전월(17.5%)보다 비율이 커졌다. 이에 비해 강남구의 경우 이 비율이 7.5%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정성진 부땡톡 대표는 "연말까지 미국발(發)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과 이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에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집값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서울에 비해 집값이 싸다고는 하지만,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상황에서는 거래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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