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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줍줍 인기도 시들…인덕원 브랜드 사업장도 흥행 실패

이가람 기자
입력 : 
2022-10-27 09:22:23
수정 : 
2022-10-27 11: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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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 조감도. [사진 제공 = GS건설·SK건설]
분양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에 미분양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군 건설사가 시공한 수도권 아파트조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가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을 정도다. 실수요자들도 더 청약불패를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경기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가 실시한 508가구 무순위 청약에 단 6가구만 신청해 502가구가 잔여 물량으로 남았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0.12대 1로 집계됐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29층, 20개동, 총 2633가구의 대단지다.

이 가운데 899가구가 특별공급 및 일반공급 가구로 나왔다. 지난달 일반공급(1·2순위) 522가구에 2900명(5.6대 1)이 몰리면서 양호한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당첨자는 물론 5배수로 뽑은 예비 당첨자들도 줄줄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절반이 넘는 508가구가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었다.

이 단지는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의 브랜드가 적용된 데다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도 존재해 분양시장의 기대주였다. 하지만 부동산 하락장과 고분양가 논란,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역세권이라기에 애매한 위치 등으로 실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59㎡ 기준 최고 7억7800만원. 74㎡ 기준 최고 8억8400만원이었다. 인근의 단지들과 비교해 시세 차익을 바라보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덕원센트럴자이' 전용 59㎡는 지난달 7억500만원에 팔렸다. 같은 단지 전용 84㎡도 지난 7월 9억2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의왕내손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달 9억42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사업장뿐만 아니라 최근 수도권 곳곳에서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앞서 안양시 호계동에서 분양한 '평촌두산위브더프라임'도 178가구 가운데 111가구가 확정하지 않으면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그러나 무순위 청약에서도 27명만이 관심을 가졌다. 화성시 동화지구 '화성봉담자이라젠느' 역시 무순위 청약이 128가구 중 30건에 그쳤다. 의정부시 의정부동 '의정부역파밀리에Ⅰ'은 지난 8월 무순위 청약 53가구 모집에 4가구만 신청이 들어왔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9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19대 1) 대비 반 토막 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일반분양에 당첨된 뒤 계약을 포기할 경우 10년간 재당첨이 제한된다는 패널티가 있지만, 부동산 고점 불안과 추가 금리 상향 압박에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산정 당시에는 시세 대비 낮은 금액이었을 것"이라며 "최근 전국적으로 매매가가 급락하면서 분양가가 비싸지게 된 역전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으로 청약시장 전망이 어두운 만큼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이라며 "수요자들이 분양가, 입지, 인프라, 호가 등을 신중하게 따지는 선별청약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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