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부동산

"이자보다 월세가 싸네"…㎡당 서울 아파트 전셋값 800만원 붕괴

조성신 기자
입력 : 
2022-10-27 09:54:53
수정 : 
2022-10-27 09:58:12

글자크기 설정

사진설명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임차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중개업소 안내 매물을 보고 있는 한 행인 모습 [한주형 기자]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월세 선호현상이 아파트 전셋값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당 평균 전세 가격은 올해 1월 이후 최저 가격인 8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27일 KB부동산의 월간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당 평균 가격은 400만5000원으로 지난 6월 415만6000원까지 올랐던 것이 4000만원대 붕괴 직전까지 다다랐다. 전국에서 400만원 이하 전세가격을 보인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달 서울 아파트 ㎡당 평균 전세 가격도 786만6000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올해 6월 정점(㎡당 811만5000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용 84㎡ 기준 6월과 10월 전셋값 차이가 2000여만원(6억8098만원→6억6074만원)으로 벌어진 셈이다.

고가 전셋집이 즐비한 강남 3구 역시 최근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 7월 ㎡당 1250만2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강남구의 경우 이달 들어 1240만9000원으로 10만원 가까이 빠졌다. 송파구는 올해 1월 910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10개월째 하락세 나타냈다. 송파구의 이번달 ㎡당 평균가격은 881만2000원으로 이는 작년 8월 이후 최저 가격이다.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이 6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이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5억9966만원(KB국민은행)으로 작년 2월(5억9739만원) 이후 1년 8개월 만에 6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지난해 2월 사상 처음 6억원을 넘어섰고 같은 해 9월 6억2680만원까지 치솟았다.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세난으로 임대차 가격이 폭등한 영향이다.

중위가격(중앙가격)은 조사 표본을 가격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장 중앙에 위치한 가격을 말한다. 평균 가격이 저가주택 또는 고가주택의 가격 변동폭에 크게 좌우되는 것과 달리 중위가격은 순수하게 정중앙의 가격만 따지기 때문에 시세 흐름 판단에 주로 활용된다.

이달 강북 지역(한강 이북 14개 자치구)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5억3188만원으로 지난달(5억3437만원)보다 0.47% 하락했다. 반면 강남 11개구는 6억8755만원에서 6억7675만원으로 1.57% 내려 강북보다 큰 하락폭을 보였다.

전세가격이 떨어진 원인은 최근 급격히 오른 대출 금리로 전세 수요 상당수가 월세로 넘어간 영향이 크다. 여기에 2020년 시행된 임대차 3법 이후 급격히 오른 전세가격이 심리적 마지노선과 맞닥뜨린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는 지난 8월 100.1로 올해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이에 비해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지수는 6월 94.2, 7월 91.3, 8월 87.7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전·월세 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보다 세를 놓으려는 집주인이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높으면 반대로 집주인보다 세입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월 환산이율인 전월세전환율(7월 4.26%)이 높아지면서 임차인들도 월세 전환을 선호하고 있다. 월세 비율은 올해 절반을 넘어섰다. 8월 확정일자를 받은 전국 월세 건수는 11만9536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 중 52%가 월세거래였다.

정성진 부땡톡 대표는 "미국발(發) 금리 인상이 연말에도 예상된 상황에 전월세 전환율을 고려해도 전세대출 이자를 내는 것 보다 월세가 저렴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주택 매매거래 침체가 지속되면 그만큼 임대차 시장으로 몰리는 이들도 늘어나기 때문에 향후 시장이 안정화될 때 전월세 가격이 급격히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평균 3.28%로 9월(3.24%)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4월(3.29%)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달 강북 14개구의 전·월세 전환율은 3.32%로 강남 11개구(3.25%)보다 높았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