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지구 내 단독주택 용지가 1~2년의 단기간 내 수억 원 웃돈이 붙으면서 강남아파트 뺨치는 '로또'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택지지구에 있는 데다 아래층엔 점포를 두고 위층엔 임대주택을 만들 수 있는 뛰어난 수익성 덕분에 저금리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조성할 수 있는 택지지구는 갈수록 줄고 낙찰방식도 앞으로 추첨제에서 경쟁입찰로 바뀌게 되면서 희소성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의정부 고산지구의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는 분양 후 1년 만에 웃돈이 2억원가량 붙었다. 총 51필지가 이주자 택지 점포 겸용으로 공급됐는데 분양 받은 사람들이 분양받은 가격보다 수억 원의 차익을 붙여서 거래하고 있다. 뽀로로테마랜드, YG K팝 클러스터,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등 고산지구가 한류 중심지로 육성될 계획이어서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과 올해 공급된 원주기업도시 내 단독주택 용지도 마찬가지다. 원주기업도시 관계자는 "공급시기와 무관하게 현재 원주기업도시 내 단독주택 용지는 분양가보다 5000만~1억원 정도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단독주택 매매도 예전보다 활발한 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단독주택 매매 거래량은 11만893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12만9065건보다 줄어든 수치지만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거래량이다. 올해도 9월 말 현재 9만7852건이 거래됐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저금리 시대에 높은 수익성으로 더 주목받는다.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마련해 그 위에 나만의 '꼬마빌딩'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1층에 상가, 2층 원룸임대, 3층 소유주 거주가 점포 겸용 단독주택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하남미사의 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약 25억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가 약 7억원에 분양됐고 공사비가 3.3㎡당 400만원가량 들어가기 때문에 소유주가 용지를 매입해서 점포 겸용 단독주택을 짓기까지 든 총비용은 약 13억원이다. 시세가 원가의 2배가량으로 형성돼 있는 셈이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이미 지어져 있는 꼬마빌딩을 마련하려면 수십억 원 필요하지만 택지지구 내 점포 겸용 단독주택을 분양받으면 약 절반 가격에 꼬마빌딩을 보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은 희소성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대규모 택지지구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8·2대책 등 주택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따라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 용지 분양에 수만 명의 청약자가 운집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LH의 단독주택용지 청약 경쟁률은 평균 199대1, 최고 8850대1에 달했다. 원주기업도시가 이달 8~9일 진행한 주거 전용 단독주택용지 185개 필지 접수에도 4만377명이 몰려 310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독주택 용지 청약 요령은 간단하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든 500만원의 계약금만 있으면 된다. 전국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청약 가능하다.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어 다주택자도 가능하다.

일반적인 토지 구매와 달리 분양을 받은 단독주택 용지의 매매 대금은 아파트 매매처럼 6개월 동안 계약금-중도금-잔금으로 분할 지급한다. 단독주택 용지를 분양 받은 후 건축승인을 받아 건물을 올리기까지 약 1~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앞으로는 예전처럼 택지지구 내 주택용지를 싸게 매수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현재의 추첨제에서 가장 높게 입찰가격을 제시한 사람에게 분양하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최근 그동안 추첨 방식으로 공급해온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를 앞으로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하겠다며 지난달 30일까지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 개정안을 입법·행정 예고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예전에 비해서는 투자 수익이 낮아지겠지만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의 입지가 대부분 좋기 때문에 앞으로도 택지지구 내 주택용지 투자 수익이 상당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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