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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소리 나는 도심 재개발 프리미엄…"강남 재건축 부럽지 않아"

조성신 기자
입력 : 
2018-06-02 10:37:27
수정 : 
2018-06-03 00: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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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전매제한 풀리는 서울 도심 재개발 단지 ‘웃돈 5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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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뉴타운 사업장 모습 [사진제공: 리얼투데이]
서울 강남 재건축을 타깃으로 한 정부의 핀셋 규제로 집값이 하향세로 돌아선 이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 재개발구역과 뉴타운은 여전히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이달 중 서울 재개발·뉴타운 단지들 대거 분양권 전매가 풀리면서 시장은 벌써부터 과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후죽순 노후 저층 주택들이 밀집됐 강북권 아파트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분양권에 수억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정비사업 전문가들도 노후된 주택들이 즐비하던 자리에 신규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재개발·뉴타운시장이 웃돈이나 아파트 값 상승률면에서 강남권 재건축사업장을 능가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례로 서울 서대문 북아현뉴타운 1-3구역에 들어선 ‘e편한세상 신촌’(2016년 12월 입주) 전용면적 59㎡는 현재 10억원대, 84㎡는 13억원대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전용 59㎡와 84㎡의 2015년 4월 일반 분양 당시 분양가(기준층)는 각각 5억9000만원, 7억3000만원이었다. 1년 8개월 만에 4~5억원이 오른 셈이다. 고분양가 논란으로 일부 세대에 미분양이 발생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인근에서 1년 먼저 입주한 ‘아현역 푸르지오’ 전용 84㎡도 11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분양가(약 7억3000만원) 대비 뜀폭이 3억7000만원에 달한다.

프리미엄 5억원.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강북뉴타운 사업장에서도 종종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타운 개발이 진행되면서 주변 환경 개선 효과로 해당 단지는 물론 주변 아파트 가치가 덩달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뉴타운은 노후 주택가 정비 뿐만 아니라 주변의 기반시설도 함께 정비되는 효과가 있다.

최근 KB국민은행 시세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지난 4월 한달 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영등포구(1.4%)다. 영등포구는 신길뉴타운 등 정비사업이 활발한 지역 중 하나다. 인근인 동작구의 흑석뉴타운에 이어 최근에는 노량진뉴타운 사업에 탄력받은 동작구(1.1%)도 적잖이 상승했다.

지난 1분기 시·군·구별 땅값(국토교통부 자료 참고)도 흑석동(4.85%)과 노량진동(4.81%) 등을 중심으로 재개발 사업이 한창인 서울 동작구는 전년 대비 2.25% 올랐다. 한남뉴타운과 동부이촌동 등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 용산구도 전년 대비 2.24% 상승했다.

◆전매제한 대거 풀리는 6월, 분양권 가격 치솟고 매물은 사라져

서울에서는 이달 중 재개발·뉴타운사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단지 6곳(▲신촌그랑자이 ▲목동파크자이 ▲래미안 아트리치 ▲연희파크푸르지오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경희궁 롯데캐슬)의 전매제한이 풀린다.

이들 단지는 2016년 정부가 11·3 대책을 발표한 이후에 분양한 아파트다. 정부는 11·3 대책에서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민간택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시로, 강남 4구 외 지역은 6개월에서 1년 6개월로 각각 강화했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전매가 가능해진 단지들은 대부분 서울 주요 도심에 위치해 매수를 기다려온 대기수요가 많다”면서 “기대감이 큰 만큼 단지에 웃돈이 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종로구 무악동 ‘경희궁 롯데캐슬’ 전용 84㎡의 경우 시장에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84㎡는 분양가 대비 4억5000만~5억원 오른 12억원대에 호가가 굳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역시 전용 84㎡ 중층 입주권 시세는 12억5000만원대로, 분양가(약 7억9700만원) 보다 최소 4억원 이상 웃돈이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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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전매제한 풀리는 서울 주요 재개발·뉴타운 단지 [자료제공: KB국민은행]
청약시장에서도 서울 재개발 뉴타운 단지는 단연 인기다.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염리3구역을 재개발해 분양에 나선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는 평균 49.98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당해에 마감했다. 다만 청약 과열 및 과도한 프리미엄에 따른 불법 거래가 활개칠 경우 정부 단속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 초과이익환수제, 관리처분인가 시기 조정 등 강남권 재건축에 규제가 집중된 데 비해 도심 재개발 및 뉴타운에는 정부의 단속이나 규제가 덜하다.

하지만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규제가 이어지고 있고 입주 물량 부담으로 인한 전세가 하락이 지속되는 현상은 도심 재개발·뉴타운도 곧 걷게 될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게 주택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정부가 재개발·뉴타운 사업장이 투자자 중심의 시장으로 변질됐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핀셋 규제를 들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투기수요 근절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모든 과열지역을 대상으로 무기한 최고수준 강도로 현장단속을 벌인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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