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확대·대출규제 강화 여파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매매시장이 고점을 찍고 하향 조정기로 진입할 수록 유망지역 내 아파트값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수요 보다는 투자수요가 몰리다 보니 침체 시 웃돈(프리미엄) 거품이 급격하게 걷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근래 부동산 침체기인 2008~2013년 동안 수도권 지역(▲서울 -10.03% ▲경기 -14.00% ▲인천 -3.09%)의 아파트가격은 평균 11.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내 시·군·구별로 가격 변동추이를 보면 ▲강남구 -19.04% ▲양천구 -18.55% ▲송파구 -18.07% ▲강동구 -15.47% 등 한강 이남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난 반면, ▲중랑구 10.27% ▲서대문구 3.31% ▲동대문구 2.86% ▲은평구 2.67%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강북지역은 침체기에도 상승했다.
이는 서울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기 민감도가 더 높아 많이 오른 지역들을 중심으로 가격 되돌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가 아닌 유동성이나 저금리, 희소성 요인들을 이유로 급등했지만, 높은 가격 민감도로 가격 방어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경기도 시장 상황도 비슷했다. 서울과 인접해 우수 지역으로 평가 받은 ▲용인 -26.23% ▲과천 -24.80% ▲성남 -24.66% ▲김포 -22.24% ▲고양 -22.18% ▲파주 -21.69% ▲광주 -20.73% 등지는 가격 하락 흐름을 주도한 데 비해 상대적으로 외곽에 위치한 ▲포천 27.66% ▲안성 25.11% ▲평택 20.32% 등지는 침체기에도 오히려 급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역시 침체기에 인천의 강남으로 통하는 연수구(송도국제업무지구 포함)의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실제 연구수(-17.44%), 중구(-12.77%), 서구(-6.67%) 등 송도·영종·청라경제자유구역이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컸던 반면, 그외 지역인 동구(10.86%), 계양구(8.16%), 부평구(3.79%) 등지는 침체기에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똘똘한 집 한 채'와 관련된 이슈로 서울과 서울 인접지역을 중심으로만 과열 양상이 나타난 만큼 향후 약세 전환 시 가격 하락폭은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침체기에는 실수요 위주로 움직였던 지역들과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저평가 지역들이 대안으로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똘똘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산을 한 곳에 집중하는 전략은 높은 위험성을 동반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